송옥진 가족 25-3 어머니의 발걸음(바다 건너 온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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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터미널 입구에 아버님은 익숙한 걸음으로 앞장서 걸어오시는데 어머님은 지팡이에 몸을 기대고 다리를 약간씩 절뚝이며 뒤따라오신다.
먼 길을 오신 부모님의 얼굴엔 피곤함보다 설렘이 먼저 스며 있다.
아들 집을 찾는 기쁨이 입가에 미소로 번져 있었다.
"아빠, 엄마 왔는가?“
옥진 님은 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부모님을 반갑게 맞이한다.
오랜만에 뵙는 어머님을 안아주며 팔에 붙인 파스를 바라보다,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묻는다
"왜, 아픈가?“
지팡이를 짚고 한쪽 다리를 절며 걸어오시는 엄마가 안쓰러운가 보다
어머님은 옥진 님이 아파트로 나와 살게 된 이후, 이렇게 직접 찾아오신 건 처음이다.
어머님의 모습에서 옥진 님의 모습을 찾는게 전혀 어렵지 않는 DNA의 위대함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아파트가 중간층이라 좋구만~”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거실을 천천히 둘러보며 아버님이 만족스러운 듯 말씀하신다.
옥진 님의 직장 일과 순천으로 공부하러 다니는 이야기를 들은 부모님의 얼굴에 안도의 기색이 돈다.
옥진 님은 체험학습에서 직접 만든 나무 도마를 선물로 드린다. 손때 묻은 도마를 건네는 그 손길에는 사랑과 정성이 담겨 있다.
그리고 직장에서 받은 월급으로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니, 부모님은 자식된 도리를
다 하는 옥진 님의 정성에 감사와 미안함, 그리고 말로 다 못한 뿌듯함이 느껴진다.
함께 식사하러 간 식당에서는 아버님이 어머님의 메뉴를 골라 주시며 아버님도 같은 것으로 주문하신다.
식사가 한창일 무렵, 아버님은 문득 말문을 여신다.
"옥진이 나이가 35살인디 지 짝을 찾아서 결혼도 해야 할 건디요 ....."
아버님의 말에는 걱정이 짙게 배어 있었다.
아내를 챙기고 아들을 걱정하는 일 모두 혼자 짊어진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중절모에 선글라스를 끼신 멋진 노신사의 모습이지만, 마음속엔 여러 갈래의 근심이 숨어 있는 듯하다
주의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지시는지, 어머님과 아들에게 자주 주의를 주시는 모습도 보인다.
"아빠, 명절에 집에 갈게요. 엄마랑 아프지 말고 잘 계세요“
식사 후 차를 타고 떠나가시는 부모님을 배웅해 드리며 옥진 님은 발길을 돌린다.
부모님이 머물렀던 자리엔 여전히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고 그 만남이 오래도록 마음을 데워주기를 바란다.
- 다음글서경선 여가 25-01 도마를 만들어요 25.05.07
댓글목록

이윤경님의 댓글
이윤경 작성일
아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했을텐데 아들 집에와서 잘 지내는거 보시고 가시는 마음이 편안했을거 같습니다. 옥진 님 부모님 방문이 너무 좋았는지 톡으로 자랑을 하셨다는데~~
자주자주 오세요~~♡

양재명님의 댓글
양재명 작성일부모님의 마음이 한결 가벼우셨을 듯해요. 따뜻한 하루, 오래 기억되길 바라요 :)

이대웅님의 댓글
이대웅 작성일아들 노릇 제대로 하셨군요. 자주 놀러 오셔서 옥진 님과 좋은 시간 많이 보내셨으면 합니다.

황진희님의 댓글
황진희 작성일가족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냈네요~ 옥진님이 저한테 카톡으로 자랑하시던데 따뜻한 추억이 될 것 같아요^^

김금순님의 댓글
김금순 작성일가족과 보낸 시간이 소중했을 것 같아요.